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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흰 곰과 함께 사는법; 강박사고에서 벗어나기 - 목동센터 박영례선생님

관리자 2019-12-12 조회수 876

“흰 곰과 함께 사는 법"

강박적 사고에서 벗어나기

<유해피 심리 상담>

목동센터 박영례 선생님 전문가 심리칼럼





도스토예프스키는 그의 저서 
<겨울에 쓴 유럽의 여름 인상기>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흰곰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해보라.
매 순간 저주받은 것처럼 머리에 떠오를 것이다.’ 
이 말은 한 세기 후 심리학자 다니엘 웨그너가 
명명한 ‘흰곰 효과’의 토대가 됩니다. 





​“지금부터 1분 동안 떠오르는 대로 자유롭게
생각하세요. 단 한 가지만 하지 마세요.
절대로 흰곰을 떠올리면 안 돼요.”
실험은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요청을 받은 사람들의 머릿속은 그 때부터 
온통 흰곰으로 가득 찼습니다. 수없이 반복해도 
실험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원치 않는 생각을 
쫓아내려고 하면 더 많이 생각난다는 
‘사고 억제의 반동효과’
즉 흰곰 효과가 입증된 것이지요. 




상담센터를 찾은 K의 이야기를 들으며 흰곰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출근 전 최소 2시간 동안 샤워를 해야
마음이 놓인다는 K. 그렇게 오랫동안 씻지 않으면 병에 
걸릴지 모른다는 불안이 그를 엄습했습니다. 
전형적인 강박장애 증상입니다. 

문제는 K가 샤워를 하는 그 시간에 다섯 살 아들도 
등원 준비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아내와 아들은 매일 욕실 앞에서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아내가 눈물로 호소해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누구보다 힘든 사람은 K였지만 자신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와 같이 씻으면 되지 않을까요?” 
상담사의 제안에 K는 잠시 할 말을 잃은 듯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강박적인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수없이 고민했는데 그건 그냥 두고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는 말에 놀란 것입니다. 

​“생각하지 말자고 다짐할수록 
그 생각에 대한 각성 수준이 올라가요. 
그 자체가 자극이 되기 때문에 생각이
억제가 안 되는 거죠. " 그러니 
‘그 생각이 또 나를 찾아왔구나’하고 
그냥 생각을 맞이해 주세요.”







흰곰을 물리치는 방법은 이렇게 의외로 간단합니다.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은 정신자원을 분배하는 행위입니다. 
어느 하나에 자원을 많이 분배하면 다른 것에는 
자원이 적게 돌아가기 마련입니다. 즉 생각이 아닌
다른 행동에 주의를 기울이면 생각에는
자원이 적게 분배됩니다. 

명상을 하는 사람들은 생각을 멈추기 위해
호흡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실제로 호흡은 잡념을 버리고 
마음을 다스리는 데 가장 효과가 큰 방법입니다. 
명상을 접해본 적이 없다면 그저 숨만 천천히 쉬어도 
도움이 됩니다. 불안으로 인해 생각이 많아질 때, 
과도하게 신체적 자극을 받을 때 천천히 숨쉬기만 해도 
이완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이 때 숨을 깊게 쉬려고 하기보다 천천히 쉬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각을 억누르면 더 강하게 
되돌아온다는 역설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금지된 사랑이 왜 불같이 타오를까요?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으면 왜 초콜릿에 대한 
갈망이 더 커질까요? 오죽하면 중독성 강한 노래들이 
수능 금지곡으로 지정될까요? 

누구에게나 흰곰이 찾아오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그저 친구의 마음으로 흰곰을 바라보세요. 
그러면 자신을 괴롭히던 생각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